오-스케이프 아키텍튼은 2019년 서울시 마을건축가로서 중랑구의 도시리서치를 시작했다. 면목동의 면목천을 복개한, 남북으로 펼쳐진 좁고 긴 도시공원인 면목천로에 주목했고 이 Linear Green Space는 도시의 척추로서 추후 중랑천과 이어지는 Green Pedestrian Route가 될 가능성을 그렸다.
면목동에는 초등학교는 많지만 인근에 중.고등학교가 없어 중.고등학생 청소년들은 주로 버스로 통학을 한다는 분석을 통해 청소년들의 등하교길을 파악하고 동네 곳곳의 근린공원들과 면목천로의 연결을 제안했으며(Small Village Park--- Linear Green Park), 그 중 첫번째 시도로서 버스정류장 인근의 면목천로의 이용이 가장 활성화된 통학로에 청소년커뮤니티 공간을 배치했다.
중랑구의 청소년들과 사용자참여설계를 위한 디자인 워크샵을 진행했고, 그로부터 아래의 핵심 디자인 언어들을 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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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담는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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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함께 우리가 자라는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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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재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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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만의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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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마을을 전망할 수 있는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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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와 관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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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늑하게 숨는 공간
사이트가 하천을 복개한 ‘구거’로 건물의 기초로 콘크리트를 사용할 수 없어서 대신에 창덕궁의 부용정 사례연구를 통해 전통한옥의 토대방식을 적용하면서 화강석 토대 위 중목구조(적송집성목)으로 설계했다. 자연스럽게 외장재도 적송방부목을 쓰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자연스러운 나무색의 발현을 위해 투명 오일스테인을 바른다. 대지주변에는 뿌리가 깊은 나무들이 총 세 그루 있었는데 건물이 그 나무들과 공생하도록 건물 북, 동, 서 방향의 세 데크들은Decks 세 그루의 나무를 품는다.
램프/계단으로 데크에 오르면 동쪽의 나무가 아이들을 반긴다. 현관으로 들어가기전 북측 둥근 형태의 데크에 떠있는 느낌을 줄 수 있는 동그란 그물을 두었다. 그곳에서 면목천로 숲길을 바라보기를 바라면서.
현관으로 들어가면 전실에서 신발을 벋고 나무바닥으로 발을 내딯는다. 온통 보이는 재료는 나무 뿐이다. 북쪽에는 아이들이 원했던 작은 무대와 더불어 조명을 결합한 책장이 창문과 어우러져 있다. 건물에는 총 세 개의 고깔이 있는데 그 중 두개의 고깔은 면을 찢고 이어져 2층이 되고, 나머지 하나의 고깔은 온전히 하늘, 그리고 하늘의 빛과 대화할 수 있는 중목의 보와 슬라브에 걸쳐 떠있는 공간이다. 서쪽에는 아이들이 책상에 앉아 간간한 책을 보거나 숙제를 할 수 있고 동쪽에는 작은 실습실을 두었다. 두 면이 때때로 열리는 곳으로 아이들이 원하던 배움의 공간으로 잘 쓰이기를 바란다. 실습실 뒤쪽으로는 탕비실과 수납장 그리고 포켓의자공간이 있다. 사용자참여설계시 청소년들은 숨는 공간에 대한관심이 많았는데 숨을 수 있되, 오픈 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곳곳 밝은 공간에 숨는공간들을 제공한다. 주현관 왼편으로 상주근무자 2명의 자리를 지나면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고, 고깔 두개를 이어 놓은 공간의 ‘높고’-‘낮고’-‘낮고’-‘높은’ 리듬감이 천장을 통한 하늘을 바라보는 청소년들의 마음에 무엇을 선물할지 기대해본다. 다시 1층으로 내려오면 후문이 있고, 그 후문을 나가면 남쪽데크에 기존의 터줏대감 나무가 있다. 그 나무와 인사하며 계단을 오르면 마치 굴뚝인지, 산인지 싶은 나무 고깔 세 개가 모습을 보이고 건물너머 동쪽으로는 6차선도로와 아파트단지가, 서쪽으로는 나즈막히 보이는 좁은 길과 다가구주택들이 대조를 보인다.
끝없이 보이는 '선'적인 숲.
우리가 한 일이 이 숲에 숨을 틔워준 것이기를.
딩가동2번지-면목동 청소년커뮤니티센터를 시작으로 면목천로 숲길을 면목동 곳곳의 마을근린공원과 Pedestrian Route로서 연결하고 필요한 프로그램들을 담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