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cape Architecten는 건축 디자인을 진행할 때 프로젝트 별로 데이터data를 수집하여 그것을 분류하고 공간을 구성하는 데에 디자인 재료로 사용한다. 프로젝트에 따라 data 수집후 컨셉이 도출 되는 경우도 있고, 처음부터 컨셉을 가지고 가는 경우가 있기도 하며, 때로는 컨셉 자체가 없는 프로젝트가 되기도 하는데, 중요한 것은 '공간에 담기는 그것이 사람이든, 시스템이든, 그들의 생활 방식이나 세부적인 요구사항까지 디자인 아이템들로 간주하여 공간에 녹아들게 하는 것' 이라고 생각하며 디자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Project Lavender ​는 건축주가 오래도록 가지고 있었던 Modern American Style의, 동양의 가구에 비해 비교적 스케일이 크고 짙은 색상의 식탁, 침대, 화장대, 사이드 테이블 등을 20여년이 된 아파트라는 제한된 주거공간에 편안하게 자리잡게 하는 것에서부터 그 디자인이 시작되었다. 그러한 가구를 보았을 때, 프랑스 남부의 라벤더 밭이 연상 되었는데 라벤더 꽃과 줄기, 잎사귀의 색상이 땅의 색상과도 같은 가구들과 자연스러운 어울림을 줄 수 있을 것이다.

Classic Music 애호가인 건축주 부부는 보유하고 있는 CD와 DVD, 관련 서적들이 상당했고, 음반의 유지관리, 특히 먼지가 타지 않기를 바랬다. CD장의 모듈은 크기에 따라 각각 손가락 하나 들어가 빼낼수 있는 사이즈로 설정하고, CD장 상부의 일부 칸은 문을 달때 전체적으로 무거워 보이지 않는 디자인을 위해 동경銅鏡 을 사용했다.


15년에서 20년, 혹은 그 이상된 아파트들은 대체로 주방이 좁다. 게다가 확장을 해놓은 집의 경우 더욱 서비스 공간이 부족한데, 최근 요리에 대한 관심이 남녀 구분하지 않고 늘어나는 추세대로 최근 건축주들의 주방에 대한 관심 또한 증가했다. 천정과 연결된 가벽으로 냉장고를 가리면서 편리한 주방의 배치, 식기세척기와 전기쿡탑을 배치하여 그만큼 줄어든 주방의 수납공간은 주방베란다의 여러 수납장으로 대체되었다.

오-스케이프에서는 기존 집이 확장이 되어 있지 않은 경우, 발코니 확장을 권유하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나라의 연교차가 약 40도~50도로 전세계에서 보기 드문 온도 차이를 건축물이 견뎌야 하는데, 건축물의 노후화로 인해 단열층이 상당히 깨질 수 밖에 없고 특히 최상층이나 최하층의 경우는 더욱 결로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마루를 마감재로 한경우 7년된 아파트의 경우에도 마루를 걷어내면 바닥에서 곰팡이가 피고 있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Project Lavender도 발코니 확장을 하는 대신에, 폴딩 도어와 바닥에는 거실과 작은 방의 원목마루와 어울리는 타일을 사용했다.     

공간에서 촉감을 느끼고 싶다던 건축주의 의견은 원목마루, 타일과 같은 바닥재 뿐 아니라 천정 콘크리트 면의 거친 질감이 표현되도록 했으며 특히 거푸집의 면면이 브루털brutal 하게 들어난 불룩한 천정은 공간의 재미마저 선사하는 듯 하다.